누가 내게 최근 가장 재밌는 드라마 하나를 뽑으라고 하면 나는 망설임 없이 TvN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택할 것이다.
열여덟과 스물하나가 만나 스물다섯과 스물하나가 되기까지 그들의 성장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현재 나는 에피소드 13회와 14회 시청을 마치고 이렇게 글을 써내려 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백이진, 나희도 남편설'은 많은 유튜버나 블로거들이 조회수를 끌기 위한 어그로로 많이 이용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왜냐하면 14회 마지막 부분에서 앵커 백 이진의 "나희도 선수 결혼 축하드립니다"라는 맨트로 자신이 남편이 아님을 확실히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 장면을 두고 둘이 비밀 결혼을 했을 것이다! 라며 어그로를 끌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결말이 나올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장치들로 하여금 아직도 섣부른 추측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통속적으로 말하는 첫사랑의 성공확률! 이것도 이미 '알콩 달콩'의 결별로 안전장치를 해놔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일관성을 가지기로 했다.
나는 그동안 백 이진이 희도의 남편 일리 없다는 이야기를 해왔었다. 그리고 희도가 일명 '태양고 5인방 해변의 추억'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기억상실증에 걸릴만한 어떤 외부적인 사건이나 사고라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퇴색하고 오염되듯 삶이라는 거친 풍랑에 의한 기억의 왜곡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나이를 먹고 보니 젊은 시절의 기억이, 그것도 고딩때의 추억들이 그리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설령 같은 추억이라도 기억하는 사람의 처지와 환경에 따라달리 기억되기도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중간에 잠깐 백이 진과의 뼈아픈 이별의 후유증으로 즐거웠던 한때를 없던 일 취급해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해봤지만 오늘은 그 의심마저 접기로 했다. 둘의 마음속 응원이 진심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 남은 15회, 16회에서는 그들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2521 ep 13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들어가 보자
스물다섯 스물하나 13 줄거리
달라지고 싶었던 희도의 키스는 이진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진의 마음은 도대체 뭐였을까?
그의 사랑은 희도를 향한 펜심 같은 거였기 때문인가? 아니면 기자정신, 이진의 선배가 말한 '불가근불가원'이라는 것을 지키고자 하는 이진의 내적 갈등이었을까? 키스사건이 있고 나서 이진은 의도적으로 희도를 피하게 된다. 솔직히 고구마 한 자루는 먹은 기분이었다.
그나마 갓 면허증을 딴 지웅의 주차 에피소드가 이런 기분을 잠시 잊게 했다. 바로 희도다움 "들자!" "일단 해보자!"의 실현, 이런 대사는 "당신! 해봤어?"라고 묻는 누군가가 생각나지 않는가? 희도는 자동차를 들어서 파킹 하는 이벤트를 보여주었다. 1992년 대학 축제 준비위원이었던 우공도 각 과들의 주막 설치를 돕기 위해 차량 몇 대를 들어서 옮긴 적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때 그 시절의 즐거웠던 기억이 떠올라 나름 재밌게 본 장면이었다.
내가 봤을 때 스물다섯스물하나의 역대급 에피소드는 13회의 '호빵 대첩' 이 아닐까 한다. 볼 때마다 빵 터져서 미치겠다.
이진이 희도의 키스에 얼마나 놀랐었는지 보여주는 반증 같은 거랄까?
1시간을 기다린 희도는 이진에게 춥다며 호빵을 사달라고 한다.
야채희도 팥 이진, 희도는 반을 갈라 이진을 주는데 이진 샌스가 없다. "이거 너무 많은데?" 반씩 갈라먹자는 희도의 의도를 전혀 눈치못채는 답답이... 희도는 평상에 앉고 이진은 자신이 둘렀던 목도리를 희도에게 둘러준다. 호빵을 먹다 이진의 옷에 나와있는 보푸라기를 떼주기 위해 다가가는 희도의 얼굴을 보고 개 놀라!!!! 호빵을 입에 처넣고 입술을 방어하며 고개를 돌리는 이진의 표정은 나를 벌떡 일어나며 웃게 했지만 희도에겐 벌떡 일어나는 치욕을 선사했다. 자신을 벌레 취급했다며 온갖 욕설을 다 퍼붓지만 끝내 "좋아해! 좋아한다고!!"로 끝나는 희도의 사랑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진은 혼자 강술을 마시며 희도를 떠올린다. 그리고 술에 취해 희도? 에게 전화를 건다.
"나희도 너랑 나는 그러면 안돼 결국 널 실망시킬 거야 어떤 식으로든 근데 나 흔들려 흔들리고 싶어"라고 전화를 끈고 곯아떨어지지만 전화를 받은 상대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희도가 아닌 지웅!? 그래도 네 마음을 표현해줘서 고맙다 이진아.
이진때문에 집중이 안 되는 희도, 부모님께 남자 친구 있음을 고백하는 유림, 근황을 묻는 선배에게 개가 되었다는 이진. 그리고 이진에게'취재원과 기자는 절대 안 된다' 고 다시 한번 못을 박아주는 선배.
이진을 기다리고 있던 희도는 "누구를 좋아하는 일은 나에 대해서 아는 일이더라." 라며 자신의 초조함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모든 걸 다 잃을 각오로 고백했기 때문에 밀어내려면 확실하게 밀어내라고 그러기 전에는 못 간다고 합니다. "그럼 내가 갈게"와 ~ 이진 완전 깬다!
희도 왈 "아씨 사랑 더럽게 어렵네" 우리 희도 벌써 사랑을 다 알아버렸네 그려~
3개월만의 시합 유림과 희도는 32강에서 떨어지는 쪽팔림을 양 찬미 코치에게 선물한다. 희도는 자신을 이기고 비아냥거리는 선수에게 "사회성도 좀 챙기고, 우리 이제 어른이다" 라며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 그리고 경기에 졌지만 의기소침하지 않고 복기하는 지혜, 그리고 빵에 딸려 나온 새 스티커를 보며 기뻐하는 천진함을 보여준다. 이 모든 걸 보고 있는 이진이 어떻게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나는 이게 더 궁금해진다.
질투의 화신이 된 이진의 유치함을 어찌하리... 다른 남자 선수에게 오빠라고 다정하게 부르는 희도를 보며 속절없이 무너지는 이진하는 짓이 귀여워 ㅋㅋ 그게 더 짜증 나는 희도..ㅋㅋㅋ 그나마 단체전 결승전에 분발하는 모두들 그리고 '우리를 위해' 싸우는 희도는 마지막 대망의 역전승을 이룬다. 하지만 이진의 "결과는 빛났고 과정은 아름다웠습니다"라는 맨트는 다시 한번 불가근불가원을 강요받는 계기가 될 뿐이었다.
마음을 담아 말한 것에 대해 자책하는 이진은 같이 눈이나 맞자고 기다린 희도에게 "멀어져 보자 우리, 우리 둘은 모든 할 수 있었어. 그러니까 이것도 해보자"라고 말하며 문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러나 희도는 잃을 수 없으니 "한 발자국도 멀어지지 말라고!"라고 외친다.
문이 다시 열리고 튀어나오는 이진은 희도에게 키스를 한다. "이런 사랑도 해보자 나희도. 너랑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 거야" 말을 마치고 다시 눈속 키스를 하는 둘. 눈은 계속 내리고 13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이진 이럴 거면서 왜 그렇게 아픈 말들을 내뱉었니?
14회 줄거리까지 내리 써볼까 생각도 했지만 두통 때문에 나누기로 했습니다.
오늘 뇌신경 전문의를 만나봤는데 일단 약을 처방받고 복용하면서 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한 가지 죄송스러운 것은 겨우 포스팅만 조금씩 하느라 답글과 답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포스팅도 쉴까 생각해봤지만 이건 저와의 약속이라 한번 빼먹으면 또다시 성과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아 뭐든 조금이라도 흔적을 남겨보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두통이 좀 사라지면 다시 이웃님들 방문 자주 다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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